본문 바로가기

Others

삶에 대한 작은 생각

지난 7월 3일 회사에서 종합검진을 받았다. 격년으로 이런 저런 검진을 해 준다. 회사를 다니면서 감사한

 

순간들이 있는데 이 또한 아주 감사한 시간이다.


기본적인 검사 이외에 추가 검진을 신청할 수 있는데, 난 이번에는 폐 CT촬영을 하기로 했다.

 


7월 3일 오전부터 부산을 떨며 병원에 갔다. 당시에는 메르스로 인하여 모든 간호사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검진자에게도 마스크를 권했다. 나도 역시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 날 유난히 비염 알레르기가 심했는데,

 

사람들이 모두 메르스로 민감한 시기였기 때문에 난 간신히 기침이 나오는 것을 참아가며 모든 진료를

 

마쳤다.

 


그리고 약 2주 후 검진 결과가 나왔다. 전체적으로는 이상이 없었지만 CT촬영을 하면서 갑상선에

 

혹 같은 것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 같으니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는 소견이었다.

병원에 전화를 걸어서 추가 검진 예약을 했다. 날짜는 8월 7일 오전 9시20분.

 

기분이 묘했다. 뭔지 알 수 없었지만 약간의 공포심 같은 것도 생겼던 것 같다.

 

인터넷 기사를 보면서 갑상선 병변에 대해 읽어보니 그다지 큰 병 같지는 않았지만 어찌되었건

 

기분이 상쾌하지는 않았다.


삶이란 무엇인가...


그렇게 진료일이 되었다. 어제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몸이 뻐근하고 더워서 잠을 푹 자지는 못했다.

 

수박을 세쪽 썰어서 먹고 지하철을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서대문에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기로 했다. 이번 메르스 사건으로 한바탕 풍파를 겪었지만

 

이제는 병원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진리.

 

시간은 위대하다...


접수를 하고 담당의사와 간단히 면담을 했다. 초음파와 조직검사를 모두 실시하는 것으로 이야기 하고

 

검진장소로 이동했다. 검진을 하러 가는 도중 기분이 묘했다. 난 어느새 환자가 된 느낌이었다.


상의를 갈아 입고 진료장소에 누웠다. 곧 여의사가 들어왔고 초음파 검사를 시작했다.

 

그리고는 대략 1분쯤 지났을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네요, 이상 없습니다"

휴우...아무 것도 없다니...큰 병도 아니었겠지만 뭔가 걱정이 되긴 했나보다.

가끔 이렇게 숨쉬고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움직이고 하는 것들에 대해 소중하다는 생각을 못하고 지낸 것

 

같다.


삶이란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지만, 가끔은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뭔가를 잃기 전에

 

해야할 것 같다. 건강도 사랑하는 사람들도. 치열한 삶 속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끔은 정기적으로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정신없이 바쁜 그대~ 지금 소중한 것을 느끼고 있는가?


텅빈 청계천에서 아이와 놀며 행복해 보이는 아저씨 모습

- end of document -

하트를 눌러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